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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여름방학 교토 첫째날...(3)요겐인(養源院)

김곰순 2017. 6. 29. 15:13

​이번에 교토에 온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린파 때문인데, 요겐인에 소타츠의 그림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버스를 타고 교토국립박물관 길 건너에서 내리면 산쥬산겐도가 있는데, 그 안으로 가면 작은 사찰이 있다. 

 

 

 

요겐인이라고 써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첩이 아버지를 위해서 지으려다가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고 한다.

 

​"혈천정"도 있고 소타츠의 그림도 있다고 어필한다.

그림과 별 관계 없는 내용이라 혈천정에 대해 따로 얘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도쿠가와 가문하고 도요토미 가문이 결전을 벌인 세키가하라 전투 때, 후시미성이라는 곳이 있어서 그 곳을 지키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부하들이 성이 함락되자 자결했다고 한다. 그래서 성 안의 마루바닥에 피가 물들어있었고, 그 때 죽은 사람들을 공양하고자 마루바닥을 떼어다가 요겐인의 천장으로 썼다나....하드코어한데 친절하게도 긴 지팡이로 하나하나 짚으면서 '여기 상투 모양이 있죠? 이렇게 보면 이쪽이 어깨고....이쪽이 손이고...'하면서 설명해준다ㅠ

 

​오르막길로 올라간다.

변재천이나 부동명왕을 모신 작은 성소가 있다.

 

입장료는 500엔이고 저 건물 안의 일부만 보여주는데, 관람객을 모아서 카세트 테이프를 들고 다니면서 들려주고 그 다음 보여줄 곳에 가서 또 테이프를 틀어서 들려주고 하는 식이다. 일본어 못 알아들으면 멀뚱멀뚱 있어야한다ㅠㅠ

 

보여주는 작품은 입구의 사자 두마리, 반대쪽 패널에 그려진 기린 두마리, 안쪽의 코끼리 두마리, 핏자국이 튄 마룻바닥을 재활용해서 만든 천장, 소타츠의 소나무 후스마, 카노 산라쿠의 연꽃 후스마가 있던 것 같다. 사진촬영은 할 수 없다. 전부 소타츠와 산라쿠가 만든 그린 '혼모노'라고...그 뜻은 상태가 영 좋지 않다는 뜻이고 동시에 조명이 아주 어둡다는 뜻이다. 

 

아래의 이미지들은 이해를 돕고자 구글에서 퍼왔는데...절대 저렇게 색감이 풍부하지 않다. 

 

소타츠의 후스마.

방 양 옆으로 소나무가 그려진 후스마가 있고 앞쪽으로 불단을 만들어놓았다. 불단 밑의 사자 그림은 산라쿠가 그린 것이라는데 어두워서 보이지도 않는다ㅠㅠ

처음에 얼떨결에 이끌려들어가서는 "야 나 소타츠의 후스마로 둘러쌓인 방에 갇혔어!!!"라고 하니까 부럽다는 반응이었다......허허허.....금박을 입혀서 그 위에 두텁게 채색을 했는데, 손가락 길이만한 솔잎이 그려져있다.

두번째로 보려고 다시 들어갔더니 공교롭게도 조명이 고장나버렸다;;;; 

 

 

 

산라쿠의 사자.

 

​기린.

왼쪽이 수컷 '기'이고 오른쪽이 암컷 '린'이라는데 어떻게 알 수 있는걸까? 색깔 때문일까?

 

 

도무지 구할 수 없었던 카노 산라쿠의 연꽃. 사실 연꽃인지 모란인지 무슨 꽃인지 어두워서 하나도 못 알아보겠는데 설명해주는 분이 '이건 부처님에게 바치는 꽃이니까 당연히 연화화생과 관련있어요'라고 하셨으니 연꽃이겠지.

이미지를 찾을 수가 없어서 산라쿠의 다른 후스마 사진으로 대체한다. 모란이겠지?

 

 

 

 

공간을 문(후스마)들로 나누고 장식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서 문들에 그림을 그리는 걸 후스마에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옛날에는 특별한 일이 있는 날 화가를 불러서 즉흥적으로 후스마나 벽처럼 실내공간 어딘가에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행사가 있었다고 한다. 김명국에 대한 일화에서, 김명국이 어떤 일본인에게 벽에 그림을 그려달라고 초대를 받았다. 술에 취한 김명국이 금가루(를 갠 물)을 입에 넣고 벽에 뿜자 일본인이 놀라서 김명국을 죽이려고 했다. 그러자 김명국이 금가루가 튄 자리에 먹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금박이나 은박 위에 채색하는 예를 병풍을 통해서 본 적은 있는데, 후스마에를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데군데 보니까 그림이 그려져있던 부분들이 색이 다 바란 것 같던데...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