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여름방학 교토 첫째날...(1) 천옥박고관-1
어젯밤에 교토에 도착했지만 본격적으로 돌아다닌건 오늘부터니까 오늘을 첫째날이라고 하고싶다.
천옥박고관은 일본의 재벌인 스미토모 집안의 소장품을 보관하고 있는 곳이다. 동아시아 미술 공부를 하다보면 천옥박고관의 소장품을 자주 접하게 된다. 천옥박고관은 교토가 본관, 도쿄가 분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작년 여름에는 도쿄 분관에 갔다가 오가타 코린의 제비붓꽃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본관은 기획전시를 하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건물과 청동기 전시를 하는 건물로 구성되어있는 모양이다. 버스를 타고 기온을 지나 아무도 안 가는 곳까지 간다.
주민 빼고는 아무도 없는 조용한 동네이다.
길을 건너서 주택가로 조금만 들어가다보면 천옥박고관이 나온다.
<중국청동기의 시대>라고 하고 옆에 조그맣게 '박물관 자원봉사자에 의한 해설 있음'이라고...써있었는데...무심코 지나쳤다가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고 특별전. 아사이 츄우?라는 사람과 관련된 것들을 전시해놓았다.
들어간다.
더웠다.
중국청동기에 대해서 아는 것도 별로 없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배울 기회가 없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미술사보다는 고고학에서 다루어야 할 주제이기도 하고, 어느 시점으로부터 미술사 및 공예사의 측면에서 다룰 수 있는지도 또 생각을 해보아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여전히 회화사 전공자에게는 가깝지 않은 주제이지만, 중국 청동기에 대해서 그래도 알아야 할 이유를 굳이 생각해보자면...
첫째로, 송대에는 고대 청동기를 수집하는 유행이 있었다고 하고, 그것을 모방하려는 시도도 나타난다. 가령 청동기에서 나타나는 기형들이 도자기에서 나타난다거나, 기형은 유사하나 기능이 달라지는 사례들이 등장한다. 송대 이후 중국에서 그러한 경향성이 나타나고, 고려시대의 도자 및 금속 공예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난다.
둘째로, 청대와 조선 후기에서도 나타나는 미술품 수집이 유행할 때도 청동기가 유행한다. 회화 작품에도 보면 고대의 청동기 혹은 그와 유사한 형태의 것들이 표현되는 경우가 있다. 다보각경이나 각종 책가도에서도 이런 청동재질의 그릇들이 나타난다. 그만큼 자랑하고싶은 수집품이었다는 점.
이러한 점과 별개로 현대에도 중국청동기가 제법 미술시장에서 잘 팔리는 것 같다. 몇백억씩 하기도 한다고... 그리고 고미술품을 수집한다고 하면 청동기가 중요한 장르(...)이기도 한 것 같다. 네즈미술관에서도 입장권이 양 머리를 한 청동 정이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이러한 점들과 별개로 청동기는 나에겐 너무나 생소한 주제이다....
청동으로 악기를 제작할 때는 종(종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이나 북 등을 만들었다고 한다. 직접 쳐보라고 나무망치도 같이 두었는데...안내문에 써있는 것처럼 소리가 꽤 크다. 아주 살살 쳤는데도 소리가 났다.
부엉이 모양 병. 동물의 모티프를 사용하되 기하학적인 패턴을 결합하는 특징을 보인다.
부엉이 모양 정? 기형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는데 어떻게 불러야할지 모르겠다.
청대의 양이병. 고대의 것을 모방하려고 한 것을 알 수 있다. 동물의 머리가 양쪽 귀에 사용되었고, 기하학적인 패턴도 나타나고 있지만 고대청동기에 비하면 패턴이 사용된 면적이 아주 적고 패턴의 모양도 다르다. 구름문양 같은 것이 쓰였다.
북송대의 동물모양 항아리. 금과 은을 inlay했다. 금과 은의 두께가 꽤 되는 것을 보아서는 한국 공예에서 쓰는 입사기법과는 다른 방식의 inlay인 것 같다. 덩어리를 끼워넣었을까?
역시 금을 inlay한 것. 후대의 것으로 기억하는데 패턴은 고대의 것을 모방하였다.
청대의 것으로 기억하는 기려 인물 청동기. 왜 만들었을까....
실제로 보면 여기저기에 보석이 박혀있어서 제법 화려하다.
연표...
이걸 찍고 있으니 자원봉사자 할아버지가 오셔서 '전시 어땠니?'하고 물어보셔서 나는 나의 일본어 실력을 믿지 않기 때문에 '어려웠어요ㅠㅠ역시 중국은 대단하네요'라고 했더니 이것저것 설명을 해주셨다. 다 아는건데...모르는 척 했다! 아는 것도 일본어로는 말하는 법을 몰라서 잠자코 들었다! 나루호도! 스바라시이~
한국에서도 청동기를 만들었어요! 다뉴세문경도 있고 농경하는 장면이 그려진 청동기도 있구요! 근데 이상하게 신수나 부처가 그려진 거울은 없어요! 같은 소리를 하고 싶었지만.....어휘력 부족으로 실패하였다.
기획전은 다음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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