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교토여행...(3)

Travel 2018. 10. 27. 03:40

집에 오는 날.

나는 체크아웃하기 전날이 너무 두렵다ㅠㅠ

늦잠잘까봐 걱정하다가 꼭 잠을 제대로 못 잠.​




아침은 역시나

전날 야식으로 먹으려고 사놓고 못 먹은 컵라면.



소고기 국물이면 뭐합니까

건더기는 콩고기라고 뚜껑에 써있다.

생각보다 맛없음.

어렸을 때 도시샤 대학교 학식에서 먹었던 카레우동이 살면서 먹은 카레우동 중에 맛있었던듯. (추억보정)​



지하철 타고 오사카까지 이동.

목적지는 오사카시립미술관까지 간다.

공항에 갈 때는 텐노지에서 출발할 것이기 때문에

텐노지역에 도착하여 코인락커에 캐리어를 넣어두고 돌아다니기로 했다.




공원 입구의 가챠.

넘 귀엽다. 300엔이라 망설였는데 이걸 샀어야 했어.



시립미술관 갑시다.​

날이 정말 좋았다.

공원 안 카페나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했어야했다....ㅠㅠㅜㅜ

브런치 먹으러 나온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도망간게 큰 잘못이었음.



루브르 기획전을 하고 있었다.

이걸 보러 온게 아닌데 매표소에선 루브르 입장권만 팔고 있어서

폰에 미술관 홈페이지를 띄워서 수줍게 내밀었다. ​

"이거 보러 왔는데요...어떻게 입장하나요?"


바로 티켓 줌ㅠㅠ 별로 안 비쌌음.



안봐요.

사실 티켓 살 돈도 볼 시간도 없었다.​




<아베 후사지로와 중국서화> 전시를 보러 온 것이다!

전시실은 2층이다.​

당연히 사진 촬영은 금지ㅠㅠ


송-원-명-청 회화 소장품들을 공개했는데 도록은 송원회화밖에 없었음

이 전시를 위해 따로 만든 도록은 없었던 모양이다.

후......

그래도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송원 회화 작품을 많이 보아서 정말 좋았다.

확실히 고생해서 작품을 실견하러 다녀야 기억에 잘 남고 공부가 되는 듯.




공항 가기 전에 점심 먹으러 나가자.




프리스타일 잼 N콤보.



공원 안에서 밥을 먹었어야 했는데...

웨이팅은 싫고 텐노지 역사에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에 텐노지 역 안으로 들어갔다.

너무 배고프고 피곤해서 아무 가게나 들어갔다.


밀푀유 돈까스 런치 세트에 150엔을 추가하고 미소시루 대신 소바로 바꿔서 주문함. ​


츠케모노 실화냐​

솔직히 일본에서 먹어본 돈까스 중에 제일 싼 축에 속하기도 했지만 최악의 맛이었다....

거기다 흡연이 가능한 가게여서 기분 다 망침

내 탓이다ㅠㅠㅠㅜㅜㅠㅜㅠㅠㅜㅠㅠㅠㅜㅠㅜㅠㅜㅠㅠㅠㅠㅜㅠㅜㅠㅜ

차라리 맥도날드에서 피시-오-필레를 먹었다면 행복했을텐데...



기분 안 좋아져서 디저트 먹으러 올라옴.

식당가에 카페가 딱 두 군데 밖에 없다고;;;;

그냥 식당가에서 돈 더 주고 먹었어야 했다 정말 엉엉엉



할로윈 메뉴 <할로윈 위치 프라푸치노>

밑에는 조린사과가 들어가고 위에는 초코시럽.

맛이 나쁜건 아닌데 그렇다고 엄청 맛있는건 아니고 잡스러운 맛이다.




​스벅에서 서피스 켜놓고 시간 때우다가 공항으로 감.

수속 다 하고 들어갔더니


앗...아아.....

...

게임도 현물로도 가챠 절대 안 돌리는 나인데

고양이만 보면 마음이 약해져서

고양이들 기념품이나 사다주자 싶어서 동전교환기에 500엔을 넣고...

100엔 네개를 넣고 돌렸다.





빅버드!​








그렇게 늦게 집에 돌아와서 고양이들한테 씌워주어보았다.



어흐흑 넘 귀엽다




그렇게 교토 여행 끗.

돈 너무 많이 썼다....ㅠㅜㅜㅜㅠㅠ너무 조금 가져간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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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잠 잠. 

​알람은 9시에 맞혀놓고 11시 반에야 간신히 일어남


아점은 어제 야식으로 먹으려고 해놓고 못 먹은 컵라면


엄청 짠데 맛있다. 결국 집에 가져가려고 몇 개 더 샀다.



오늘은 대망의 은각사 가는 날.

어제 교통패스 잃어버려서 다시 1일권을 샀다ㅠㅠ



철학의 길 입구에 특별 공개 안내문이 세워져있다.​




아직 완전히 단풍이 든 것은 아니다.





잘 찾아왔다.​

벌써 네 번째 방문이다.

봄가을에 돌아다닐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특별배관은 처음이다.




수학여행 시즌이라 어린 아이들이 많은데다가 ​외국인 관광객까지 엄청 많다.



특별배관은 정해진 시간마다 선착순 20명을 신청받아놓고 30분 동안 투어를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1시 10분에 도착했는데 1시 30분 배관을 신청해서 다행이다.

조금이라도 늑장부리거나 헤맸으면 꼼짝없이 한 시간 넘게 은각사 경내에서 기다릴 뻔함. 


투어는 물론 100% 일본어.​

다는 못 알아들어도 대충은 알아듣는다.

본당하고 동구당이 궁금했다.

최근에 읽은 사료 중에 두 건물의 기능에 대한 언급이 있었거든.




앞에서 15분 가량을 기다렸다.





줄서서 기다리다가 신발 벗고 입장할 때 천 엔씩 또 내고 들어간다.

사진 못 찍게 하거나 폰 못 만지게 하는건 이해하더라도 필기도 못하게 한다ㅡㅡ

필기구 때문에 문제가 될 수도 있어서 그렇겠지만........



기다리는 시간동안 살짝 열린 미닫이문 사이로 보이는 그림을 구경했다.


요새는 본당이라고 부르는데 호죠라고 부르는게 맞는 듯.

에도시대 기록에도 그렇고 도판같은 것 봐도 호죠라고 부른다.


아쉽게도 앞 쪽 방만 공개하던데... 

가운데 요사 부손의 음중팔선도가 있고 좌우로 종려팔팔도하고 이케노 타이가의 금기서화도가 있다.

가운데 뒤 쪽 방에는 불단이 놓여있다고 읽어만 봤지 어떻게 구성되어있는지는 처음 보았다.

공개하지 않는 방 중 오른쪽 방에는 요사 부손의 산수도 후스마에가 있다.

그런데 다른 한 쪽 방에는 뭐가 있는지 도저히 알 방법이 없다. 

​​




토구도​.

안에 도진사이라고 불리는 방이 있다.

도진사이 방이 꽤 어두운데 미닫이 창문을 여니까 바깥에 물 흐르는 모습이 보였다.

아시카가 요시마사는 그렇게 창밖을 내다보며 차를 마시거나 미술품을 완상하거나 책을 읽는 등 시간을 보냈겠지.




도진사이 내부...는 안 보이고 도진사이의 후스마만 보인다.



특별배관이 끝나고 어쨌든 기본 입장료도 500엔이나 내고 왔으니까 경내나 돌아봐야지 하고 걷기 시작.



뜻밖의 등산ㅠㅠ​



요시마사 아저씨가 차를 끓여마셨든 어쨌든 이런 물 마시면 배탈나지않나




그래도 높이 올라온 보람이 있다...고 생각해야지.

은각도 보인다. 



이전에 은각사 구경을 겨울에 두 번, 여름에 한 번 와봤는데 여름겨울은 정말 별 것 없다.

물론 특별배관을 안하기도 하고​, 여름은 더운데다 산 특유의 습한 기운과 함께 모기의 습격이 괴롭다.

겨울은 눈 내렸던 것이 얼어서 경내를 돌아볼 때 좀 위험했던 기억이 났다.


그래도 단풍이 더 들었으면 좀 더 멋졌을텐데

어쨌든 연구에 아주 도움되는 구경을 했으니 만족스럽다.



그리고 블루보틀로 갔다.

블루보틀은 난젠지 근처에 있다.

시간이 많았으면 오쓰까지도 갔다왔을텐데. 그건 언제야 가능할지 모르겠다.

덩치 큰 사람들은 다니지 못할 정도로 좁다란 길을 걷는다.

걷다보니 찌린내가 진동을 한다.

동물원이 있어서 분뇨 냄새가 근방을 뒤덮는다ㅠㅠ



어떻게 도착한 블루보틀.




어째 한국인들 밖에 없다;;;

킴상들이 너무 많아;​





뉴올리언스 주문하고 커피콩도 샀다.​

생각보다 맛없다.

무조건 라떼파인데 생각보다 느글거려서 놀랐다;;



일본인들도 오기는 오고 중국인은 어쩌다가 한두 팀정도 본 것 같다.

거의 모든 손님들이 한국인인듯.  

사진까지 찍고 있으면 거의 100%이다.

나도 사진 찍었거든 데헷.



버스타고 이동하려고 했는데 귀찮아서 걸어감.

교토부립도서관이다.

필요한 사료가 있어서 복사하러 옴.


전서체로 교토도서관이라고 써있다.​

친절한 사서분들 덕분에 필요한 책도 찾고 복사도 잘 하고 왔다.


도서관 문 닫을 시간 다 되어가서 밖으로 나왔다.

배는 고픈데 뭘 먹을지 못 정한 상태.

돌아다니느라 바빠서 컵라면 먹은게 전부였다.



할로윈 메뉴 호박타르트.

호박타르트라니 ​게임하면서 만들기는 많이 만들어봤는데 먹어본 적은 없다.

그리고 미스트라떼.

적당히 먹을만하다.



타르트 틀 50% 청둥호박 40% 생크림 10%...​


챱챱!


호박 타르트에 청둥호박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망의 교토 마무리는

이케노 타이가의 집터에서부터 요사 부손의 집터까지 걸어가기.



이케노 타이가의 집터로 간다.

야사카 신사 근처에 있다.

이쪽 숙박업소는 유럽 사람들이 많다. 


그렇게 도착한 이케노 타이가 집터.


하....​



근처에 못 가게 막아놓았던데.

길 옆 높은 곳에 석비가 하나 있고 끝이다. 

메이지 시대에 허물었던가.​

어떻게 가로등도 없고 너무 무서워서 오줌 지릴 뻔했다;;;



돌아다니다가 칼맞거나 납치당해도 모를 정도로 어둡다.

마루야마 공원도 엄청 어둡다. 라이산요 무덤도 안 보여서 그냥 지나치고 왔다.​

도저히 지나갈 수가 없을 정도로 어두워서 무서움.

어떻게 못하고 그나마 밝은 야사카 신사 쪽으로 돌아서 왔다.



기온부터야 당연히 쉽다!

​앞으로 쭉 걷기만 하면 된다.

기온 지나서 카모가와 강도 건너고 시조 거리를 쭉 걸어오다가 카라스마에서 꺾으면 된다 ㅎㅅㅎ



계속 배고픈 상태라 결국 테라마치에 들러서 저녁거리를 모색했다.

원래는 기온에서 내리자마자 이즈쥬에 들러서 스시 사먹어보려고 했는데 수요일은 휴무ㅡㅡ

그리고 사온 사바즈시.




냠냠.

생강절임도 들어있다.

원래 절반 정도 먹으면 배부른데 하루종일 거의 굶었더니 한 줄을 다 먹었다.



이제 짐 싸고 내일 집에 올 준비를 하고 있다.

마지막 일정으로 오사카 갔다가 바로 집으로 가야지....

출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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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왜 사진 순서가 제멋대로인거지?



사실 교토국박에 가기 전에 고려미술관에 다녀왔다.



조선회화 공부하는 친구들이라면 궁금해할만한 주제.​



당떨어져서 Gram에서 팬케이크 먹음.



어흐흑 6달 전에 먹은거라지만 또 먹고싶다. 내일 간식은 팬케이크 먹어야지​



마지막날 저녁식사 한 곳.

왜 사진이 없지?

맛있는 것들로 이것저것 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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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하고 전시보러 교토 감.

학기 중에 해외여행이라니 다들 도키​☆도키하면서 왔다.

나도 친구들하고 여행 처음 가보니까 신기했음.




밤에 도착했으니 교토역에서 저녁 먹음.

탄탄멘.


​숙소를 에어X앤X로 잡았더니


동네도 후미진 곳이라 무서운데 저 망할 닌자가 컨셉인 집이었다.

근데 X어X앤X에서는 그런 얘기가 일절 없어서 더 당황하고

문 여는 방법대로 했는데 문은 안 열리고 (결국 한 번 씩 문 따보다가 내 차례에 열었다;;)

내가 앞장서서 들어가서 불을 켜고 마네킹을 마주했고

나의 코멘트는 '시발;'

애들이 침착해서 놀랐다고 한다. 




다음날.

뵤도인!

우지까지 가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난 맨날 혼자 이어폰 꽂고 다니는데 일행이 있으니까.

여름 뵤도인은 연꽃 화분이 많았는데 봄 뵤도인은 등나무 꽃이 핀다.

정말 예쁘고 향긋하다.

꽃만큼이나 벌도 많기 때문에 난 가까이 안 감 헤헤.



아미타불 보러 들어가기 전에 사진찍고 경내 구경을 했다.​



필터를 써야 더 예쁘다.



점심.

소바집​에서 런치세트 먹음.


그리고 근처 카페에서 말차 파르페도 먹음.


어흐흑 맛있었는데...​



그러고 친구들하고 잠깐 떨어져서

중고서점에 책 사러 갔다.

교토국박에서 합류하는걸로.



근데 갑자기 비가 오고



내가 이래서 기온 쪽을 안 가요...

기피 1순위인 사람 많은 곳!

비오는 날 주말이라 사람은 많고 차 사고나서 길은 막히는데

박물관 입장 마감시간은 다가오고 친구들은 박물관 카페에서 기다리는데 엄청 속상했다.  ​


그렇게 간신히 도착



내부에서 또 사진 못 찍게했어ㅠㅠ

이케노 타이가 전시 정말 좋았는데 시간에 쫓겨서 우리도 쫓겨났다

85년만의 대규모 전시라 엄청 중요한 전시였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친구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궁금하다.

나야 당연히 내가 연구하는 화가들이니 시간이 흐르는게 너무 아쉬웠지만...

학기 중 후쿠오카

​놀러간건 아니고 공부 때문에 갔다.

진짜 공부 때문이라 먹는 사진밖에 없다.


기말시험 이틀전인가 하루 전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3박 4일 다녀옴.


레지던스 예약함.



큐슈대 병원 옆 동네에 있다.



아동공원은 무슨 너무 무섭게 생겼다.​





레지던스.

1박에 6만원 정도였던가?

후쿠오카에는 레지던스 프랜차이즈가 있나봐.

유리 테이블에서 밥먹고 시험공부하고 게임함 ㅅㅂ

지나다니다가 저거 모서리에 자꾸 박아서 무릎에 멍들었다 아흑​




편의점 돈까스 샌드.

그냥 빵에 돈까스를 끼워놓은 맛이다.​





후쿠오카 명물이 고마사바인데

그건 못 먹고 사바보우스시나 사먹음. 근데 이거 어디서 샀던거지?

사바즈시 먹고싶은데 내일 사바즈시 사먹을까ㅠㅠㅜㅜ 왜 한국에는 없음?





학술대회 열리는 곳 근처엔 식당이 하나도 없었다.

그게 말이 되냐고?

열려있는 학식도 없었다.​

그래서 BENTO를 먹음.

무려 미국 H 대학 교수님께서 "500엔에 BENTO를 파니 그걸 드시면 됩니다!"하고 안내해주심.



그리고 레지던스로 돌아와서 먹은 것들. 



닛신 치킨라멘. 나름 짭조름하고 맛있다.​


손 사진 부끄러워서 지웠는데 하여튼 냉동 명란 파스타도 또 렌지에 넣고 돌려먹음.

맛있어서 나흘동안 두 번인가 세 번 먹었다.



학술대회 다음날. 지각했더니 다음 발표 때 들어가라고 안 들여보내줬다ㅠㅠ

그래서 아침이나 먹으려고 근처의 카페를 향해 가는데 도저히 교문이 안 나와.

혼자 돌아본 큐슈대 캠퍼스.

결국 모든걸 포기하고 콜라로 배채웠다는 후문이다.

많이 낡았다.




후쿠오카에서 일하는 친구하고 스시로 감.

대체 왜 스시로?

학부 1학년 때 스시로 많이 갔었는데 일본까지 와서 또 스시로 감;;


고생하는 친구 많이 먹으라고 사줌​




바질연어​ 그래 이 맛이야




시메사바 어흐흑

넘모 맛있어요​




후식은 시아와세노 빤께끼라는 곳에 감.

텐진 인근이었나.


초코바나나!!!


여기에 얼그레이하고 먹었다.

흡-족.





다 좋은데 레지던스로 돌아가는 길에 길 잃어서 망함.

너무 늦어서 버스 운행 안하고 멘붕해서 지하철타고 여차저차 귀가함. 


X발.......

집에 못 돌아올 뻔함.



저러고 귀국하고 짐찾고 있는데 인생일대의 큰 사건이 일어났었지.....

기말 망함ㅋ


올해 네 번째 일본행.​

고등학생 때부터 나의 숙원이었던 봄가을 교토 방문의 꿈을 드디어 이뤘다

입국허가증으로 뒤덮인 내 여권을 보더니 세관이

우와 두 유 컴 쟈팬 포 츄라부르? 하면서 물어보더라

재플리시는 도무지 적응이 안돼. 


평일 아침 비행기 앞자리에 앉으니까 1시즈음 교토에 도착했다.



배고파서 버스&지하철 패스권 사자마자 아무데나 들어감.





참치와 갯장어 돈부리 세트.

돈부리는 나름 맛있다. 건강해지는 느낌.

국도 건더기가 괜찮다. 우엉볶음도 맛있음.

근데 후식은 도대체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흑설탕 물에 젤라틴을 풀어서 굳힌 위에 콩가루를 뿌려주는건가;;;;;;;;;;

옆자리 아줌마들은 후식을 먹더니 아무 말도 안하더란....ㅠㅠ어흑



밥하고 회하고 야채들이 있고 양념간장​이 뿌려져서 나온다.

슥슥 비벼서 숟가락으로 떠먹음.



숙소까지 오는데 구글맵스를 안 보고 남의 포스팅을 보고 숙소를 찾아갔다.

어떤 새기가 길 찾는 법을.......잘못 써서..........호텔하고 영 다른 쪽으로 가버림.



그래서 요사부손 집터까지 걸어감.

무려 DEATH PLACE임......D

저렇게만 있고 뒤의 건물은 다른 회사가 지은 건물임.

시간이 많았으면 여기서부터 이케노 타이가 집터까지 걸어가봤을텐데.

그리고 장렬히 탈진하겠지ㅠ


하여튼 숙소.






사람은 한 명!

침대는 두 개!

베개는 네 개!

어흐흑 X발​




짐 좀 풀고 화장을 해서 행색을 갖추고 다시 길을 나섰다.

이미 눈에 핏발서서 망함. 요샌 피곤하면 눈이 침침해진다.


쇼텐카쿠 미술관! 포스터가 붙어있어서 냅다 들어갔다.​


X발 이게 어디야

왜 날 이상한데로 데려다놓나 구글맵스

승방같던데...ㅠ입구까지 갔다가 들키기 전에 슬그머니 도망침. ​



제대로 왔다!

쇼코쿠지 경내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

도시샤 대학 근처는 자주 왔다갔다 하는데.

지난 초봄까지던가 했던 수묵화 전시가 좋았다는데 나는....뭐했더라 그때 교토 가있었다.

이번 전시 제목은 온고예찬(溫故禮讚). 홈페이지에서 대체 전시 작품도 안 알려주고 감질나게 하길래 직접 왔다.



입구.​


종려나무도 있고(사진엔 없다)

소철도 있다.



전시장 내부는 사진촬영이 안되는데 어쨌든 올만한 가치가 있었다.

1 전시장이 무로마치시대 

2 전시장이 에도시대

작품을 모아놓음.

무로마치시대 회화 정말 중요하고 재미있지만 정작 보고싶은건 에도시대 회화였고...


이토 쟈쿠츄의 로쿠온지(금각사) 후스마에(미닫이문 그림)를 보러 왔다.

요새 쟈쿠츄 공부도 조금 하고 있는지라...

그건 워낙 규모가 크니 상설로 전시하고 기획전시에 따라 전시물이 달라지는건가.

하여튼 기껏해야 모니터로 보는 것하고 차원이 다르다.

<월야파초도>보고 울 뻔했다. 환상의 트로픽 아일랜드임.

높이 245cm, 너비 380.5cm.

역시 좋은 것은 크게 봐야한다.


근데 왜 쟈쿠츄 그림은 도판을 안 파니?

기획전 도록에 <월야파초도>하고 <포도소금도(포도와 작은 새들)>이 있긴 한데... 

전체 후스마에 고화질 도판 좀 있었으면.

그리고 캡션의 설명을 보고 외국인 초보 연구자 입장에서 모르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긴 한데

지금까지 연구해놓은 것하고 좀 다른 얘기도 있어서. 출처가 어딥니까? 연구논문이 있을텐데.

http://www.shokoku-ji.jp/j_meihou_jaku_syouhekiga.html



후스마에 앞에서 알짱대다가 폐관시간이라고 쫓겨남.

쇼코쿠지는 못 둘러봤다ㅠㅠ



다시 시죠로 돌아옴.

테라마치까지 걸어가서 그림 쇼핑을 하기로 마음먹었거든.

딱히 맘에 드는게 없어서 못 사기도 했고

정말 괜찮은 그림은 도무지 살 수 없는 가격이다.

요사 부손의 오쿠노호소미치 도권을 팔던데ㅠㅠ이케노 타이가 것도 있고.

메이지 시대하고 타이쇼 시대 판화가 많고 복각판도 꽤 있었다.

화조화 판화 좀 살까 하다가 화조화가 너무 세밀하면 싫어하기도 해서 선뜻 구입을 못했다.

나중에 도쿄가서 사야될듯ㅠㅠ


또 이상하게 먹고싶은게 없어서 결국 또 아무데나 들어갔다.



비프 스튜 오므라이스에 350엔인가 더 내면 반찬(...)을 준다.

수프는 솔직히 가루수프니까 기대 안하고 한 숟갈 떴는데 왤케 맛있지

샐러드도 사우전드아일랜드 드레싱 뿌려먹었는데 샐러리 향이 강해서 의외였음.




아 진짜 너무 짠데 야채하고 고기하고 먹으면 적응됨

계란 속 볶음밥은 닭고기하고 케챱이 들어있다.

맛있게 잘 먹다가 마지막 고기 덩어리가 비계라 갑분싸

​파르페도 먹고싶었는데 꾹 참았다.


그래도 제 총평은요, 다이마루 식품관에서 스시같은거 사다가 혼자 까먹는게 제일 맛있다 이거에요!

내일은 식품관가서 만두 사먹어야겠다.



그리고 비가 더 많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숙소로 돌아오는 길 편의점에서 보니 교통패스권이 없어졌다.

본전도 못 뽑고 1000엔 넘게 날렸다 어흐흑 어디서 흘린거야




파르페 못 먹었으니 편의점에서 파는 푸딩 파르페를 샀다.

3분의 1 먹고 맛 없어서 버렸다.

푸딩 버리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도저히 못 먹겠어;;;;;;;;;;;;;;;;;;;;;;;;;;;;;;;;;;;;;;;;;;;;;;;;;;






이외에도 야식으로 먹으려고 음식을 좀 샀다.

야식은 개뿔 피곤해서 씻고 뻗어있었음.

근데 포스팅하고 있으니까 또 출출하네...

새우튀김소바 사왔는데.........


한 것도 별로 없는데 피곤하지만 어쨌든 후스마에 봐서 유익한 하루.

그리고 후쿠오카에서 당했던 어깨빵 또 당함ㅠㅠ

이 새기들 덩치 작고 어린 여자애가 혼자 다닌다고 진짜......

악의가 아니었대도 어깨빵하고 사과 안하는게 잘못이지 X발X끼들

아직도 어깨 아픈건 빈정상해서겠지 시발 개저씨새끼



걷는다. 카스가타이샤의 토리이가 보인다.

토리이를 지나서 걸으면



나라국립박물관이 나온다.​

예전에 왔을 때는 불교조각관이 전체 보수 중이었고 신관은 왜였는지 문을 닫고 있어서 하여튼 전시를 못 보았다.




신관은 전시준비 중이라 이번에도 휴관ㅠㅠ





이쪽이 불교조각관이다. ​




팜플렛에​ 따르면 1894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전시공간이 자잘하게 나뉘어져 있는데 전시실이 13개나 된다.

불상 전시관은 애초에 박물관을 목적으로 지어졌고, 문화역 서울284는 역의 기능을 상시라고 전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간극이 크기는 한데,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하나. 일단 서울역은 1925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니 거의 동시기에 지어졌고, 건축에 활용된 요소가 다르기 때문에 외관은 다르지만 어느정도 느낌이 비슷하다는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라박물관쪽이 좀더 고전 건축의 요소를 더 많이 차용하고 있고, 문화역서울284는 르네상스 건축의 요소가 많이 있는 듯. 





지금은 명품전 <주옥의 부처들>이라는 제목의 전시를 한다. 주옥같은 불상이라는거겠지

http://www.narahaku.go.jp/exhibition/2017mei/2017mei_06_chokoku.html

여기에서 전시되고 있는 유물의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는 전시품목이 또 교체되었다!





그리고 '불상 전시관'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구석에 별도의 건물이 복도로 이어져있다.

상설전시로 중국 고대 청동기를 전시하고 있다.

천옥박고관의 규모만큼은 아니어도 고대의 중국 청동기가 다수 전시되어 있다.

그런데 고대 중국, 그러니까 상나라에서 제사용기로 청동기를 만들어 사용해서 어떻게 사용했을까?

정(鼎) 안에서 삶아진 사람 머리가 발굴된 적도 있다는데 출처가 명확하지 않아서 믿을 수는 없지만...충분히 있을 법한 일인 것 같기도 하고. 누가 알려줬으면.

중국 고동기에 대해서 이것저것 알아야 할 점이 많은 것은 맞지만......나중에 더 알아봐야겠다.




체크아웃을 하고​ 나라로 가기 전에 들른 우지.

우지에는 뵤도인이 있는데다가, 강을 따라 돌아다니기 좋은 곳이다.




우지가와. 우지강의 다리는 일본의 명소회名所絵의 주제이기도 하다.    

http://www.arc.ritsumei.ac.jp/archive01/theater/image/PB/arc/Prints/arcUP/arcUP1914.jpg

리츠메이칸대학 소장 우지교 명소회.


http://www.dh-jac.net/meisho/site/269

마루야마 오쿄 円山応挙의 그림


https://wing-auctions.c.yimg.jp/sim?furl=auctions.c.yimg.jp/images.auctions.yahoo.co.jp/image/dr151/auc0303/users/0/6/5/9/kyoto_kibundo-imgbatch_1490412865/600x600-2017032300027.jpg&dc=1&sr.fs=20000

훨씬 이전부터 야마토에로도 그려지기도 한다.




이 다리가 그 우지교라고는 해도 현대에 새로 지었기 때문에 의미는 없다.




무라사키 시키부의 조각.

우지는 겐지모노가타리 중 마지막 부분의 배경이라고 한다.​



뵤도인으로 간다.

케이한 전차를 타고 오는 사람들은 우지교를 건너서 오게 되고, JR을 타고 온 사람들은 건너지 않는다.





​연꽃 화분을 경내 여기저기에 놓아두었다. 이만큼 가까이에서 연꽃을 본 것은 처음이다.





봉황당에는 아미타여래가 봉안되어있다.

20분마다 50명씩 봉황당 내부에 들어갈 수 있다.


티켓을 사서 기다린다.

지난 번에는 두 시간이나 기다리라길래 봉황당은 못 들어가보고 그냥 나와야 했는데, 이번에는 운 좋게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사진 촬영은 당연히 안되고, 신발을 벗고 들어간다.



공간이 좁기도 하지만,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좁은 공간에 모여서 아미타불과 벽면의 공양보살들, 문과 벽에 그려진 내영도를 보고 후다닥 나와야한다.

내영도는 박락이 심하고 색이 많이 바래서 잘 안 보인다.

공양보살은 그 중 절반은 복제품으로 대체하여 놓았고, 원래의 것은 전시실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연못 너머에서는 사람들이 봉황당을 찍느라...좀 부담스럽긴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봉황당 앞의 연못은 아미타여래의 극락정토에 있는 구품연지를 상징한다.




전시실로 간다.

역시 촬영 금지.

여러가지 불상을 전시하고 있고, 봉황당 내부의 공양보살 조각을 전시하고 있다.

이상하게 비천이라고 부르지 않고 '운중공양보살'이라고 부른다.

비천과 보살은 엄연히 격이 다른 존재이지만....그리고 악기를 연주하는 것도 공양 중의 하나이다.






구름을 탄 보살들이 각자 여러가지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물론 위의 사진처럼 안 하고 있는 보살도 있짐ㄴ...

손에 들고 있는 것은 연꽃 모양의 염주로 보인다. 연꽃 여덟 송이를 엮어서 하나의 염주로 사용했던듯.

불교에서는 8이라는 숫자가 자주 사용된다.

한편으로는 가톨릭의 묵주가 떠오르기도 했다. 로자리오가 장미정원이라는 rosarium에서 온 말이라고 들었는데...





배를 타고 있는 관음보살.

불감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처음 봤다. 그리고 배를 타고 있는 관음보살이라니 본 적이 없다.

뵤도인이 관광지로 인식되는만큼 종교적인 의미는 사라졌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배는 많은 사람들을 태우고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특정한 상징을 가지고 있었을 것 같다.

나라에서도 개울에 배를 타고 있는 지장보살 조각이 있는걸 봤거든.



뵤도인을 나온다.



http://ursulathebear.tistory.com/9

2015년 1월에 다녀온 뵤도인. 그 때 사진에 설명을 덧붙인대놓고 귀찮아서 안 한 것 같다.

사진이 몇 장 안되니 참조 안해도 상관 없을듯



다시 우지강으로 간다. 

꼭 해보고 싶었던 우지강 산책. 막상 관광객들은 별로 없고 인근 주민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다.



위험하니 물가 근처에는 가지 말자. 상류에 댐도 있고 물살이 꽤 거세다.​

중간중간 작은 다리가 있으므로 적당히 건너간다.




거대한 나무도 있다.


멀리에 작은 다리가 보인다.

여기에서 뱃놀이를 하는 모양인데, 싸지는 않았다. 아무도 배를 타고 있지 않았다.

이 부근을 명소회로 많이 그린게 아닐까싶기도 하다.​




강 건너에 새 사육장이 있다. 무슨 새인지 모르겠는데 찾아보니 가마우지라고 한다.

가마우지로 물고기를 잡는다고...



한적한 물가에서 산책을 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날이 덥고 습해서 모기에게 잔뜩 뜯겼다ㅠㅠ

그래도 겨울보다는 여름에 구경을 가는게 눈이 더 즐겁다는걸 알 수 있었다. 봄 가을에 갈 수 있으면 참 좋을텐데..


고려미술관은 고 정조문 씨가 설립한 사립 미술관이다.

좋은 컬렉션이 많지만 미술관의 크기는 생각보다 작았다.

고 정조문 씨의 자택을 미술관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567332&cid=46660&categoryId=46660​


개설 및 설립 목적을 읽어보면 새로운 것들을 알 수 있다.

정조문 씨의 아버지가 일본에서 훈장 제조기술을 배워온 사람, 즉 칠보공예 기술자였구나...

빠칭코 사업으로 돈을 모아 소장품을 구입하였다고 한다. 

안내 팜플렛에 정조문 씨가 남긴 글이 있다. 결국 해방이 되었지만 일본에서 돌아오지는 못한 모양이다.... 


버스를 타고 관광객이 없는 곳으로 간다.​

카모가와 중학교 맞은 편에서 내렸다.


바로 뒤를 보면 낡은 간판이 있다. 

모퉁이를 돌아서 조금만 걸으면 오른편에 고려미술관이 있다.









마당엔 조선시대쯤 만들었을 조각들이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전시. 내부는 촬영금지여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사진을 통해 알 수 있듯 광개토대왕비의 탁본을 메인으로 하고 있다. 


고려미술관의 2대 관장인 고 우에다 마사아키 교토대 전 교수를 기념하는 전시이다.

우에다 마사아키 교수는 '민제(民際)'라는 개념을 제창했다고 설명되어있다. '일상적인 감정으로 인해 외국인들 사이에서 동질감을 느끼고 정착하는 일'을 뜻한다고 하는데, 일본어 사전에서만 나오는 단어인걸 보니 일본에서만 쓰이는 말인듯.

따라서 민중 간의 교류가 전시 개념에 녹아들어가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고대부터 한반도와 일본의 교류가 고고학 및 미술사적으로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두었을 것이라고 이해를 한다. 

그런데 나는 그 점이 잘 와닿지 않았다. 미술품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고대의 유물들은 정말 잘 모르겠더라.

회화의 경우에는 통신사들이 귀환하는 장면을 그린 행렬도, 조선 통신사들이 남긴 그림 등은 어느 정도 전시 전체의 맥락과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김명국을 비롯해서 최북, 한시각 같은 도화서 화원들의 그림돋 다수 전시되어있었다. 도자기도 소수 있었다. 도자기는 교류사에서 중요한 미술품이므로...이해가 가기는 갔지만.....


​이번에 교토에 온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린파 때문인데, 요겐인에 소타츠의 그림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다.

버스를 타고 교토국립박물관 길 건너에서 내리면 산쥬산겐도가 있는데, 그 안으로 가면 작은 사찰이 있다. 

 

 

 

요겐인이라고 써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첩이 아버지를 위해서 지으려다가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고 한다.

 

​"혈천정"도 있고 소타츠의 그림도 있다고 어필한다.

그림과 별 관계 없는 내용이라 혈천정에 대해 따로 얘기하자면 다음과 같다.

도쿠가와 가문하고 도요토미 가문이 결전을 벌인 세키가하라 전투 때, 후시미성이라는 곳이 있어서 그 곳을 지키던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부하들이 성이 함락되자 자결했다고 한다. 그래서 성 안의 마루바닥에 피가 물들어있었고, 그 때 죽은 사람들을 공양하고자 마루바닥을 떼어다가 요겐인의 천장으로 썼다나....하드코어한데 친절하게도 긴 지팡이로 하나하나 짚으면서 '여기 상투 모양이 있죠? 이렇게 보면 이쪽이 어깨고....이쪽이 손이고...'하면서 설명해준다ㅠ

 

​오르막길로 올라간다.

변재천이나 부동명왕을 모신 작은 성소가 있다.

 

입장료는 500엔이고 저 건물 안의 일부만 보여주는데, 관람객을 모아서 카세트 테이프를 들고 다니면서 들려주고 그 다음 보여줄 곳에 가서 또 테이프를 틀어서 들려주고 하는 식이다. 일본어 못 알아들으면 멀뚱멀뚱 있어야한다ㅠㅠ

 

보여주는 작품은 입구의 사자 두마리, 반대쪽 패널에 그려진 기린 두마리, 안쪽의 코끼리 두마리, 핏자국이 튄 마룻바닥을 재활용해서 만든 천장, 소타츠의 소나무 후스마, 카노 산라쿠의 연꽃 후스마가 있던 것 같다. 사진촬영은 할 수 없다. 전부 소타츠와 산라쿠가 만든 그린 '혼모노'라고...그 뜻은 상태가 영 좋지 않다는 뜻이고 동시에 조명이 아주 어둡다는 뜻이다. 

 

아래의 이미지들은 이해를 돕고자 구글에서 퍼왔는데...절대 저렇게 색감이 풍부하지 않다. 

 

소타츠의 후스마.

방 양 옆으로 소나무가 그려진 후스마가 있고 앞쪽으로 불단을 만들어놓았다. 불단 밑의 사자 그림은 산라쿠가 그린 것이라는데 어두워서 보이지도 않는다ㅠㅠ

처음에 얼떨결에 이끌려들어가서는 "야 나 소타츠의 후스마로 둘러쌓인 방에 갇혔어!!!"라고 하니까 부럽다는 반응이었다......허허허.....금박을 입혀서 그 위에 두텁게 채색을 했는데, 손가락 길이만한 솔잎이 그려져있다.

두번째로 보려고 다시 들어갔더니 공교롭게도 조명이 고장나버렸다;;;; 

 

 

 

산라쿠의 사자.

 

​기린.

왼쪽이 수컷 '기'이고 오른쪽이 암컷 '린'이라는데 어떻게 알 수 있는걸까? 색깔 때문일까?

 

 

도무지 구할 수 없었던 카노 산라쿠의 연꽃. 사실 연꽃인지 모란인지 무슨 꽃인지 어두워서 하나도 못 알아보겠는데 설명해주는 분이 '이건 부처님에게 바치는 꽃이니까 당연히 연화화생과 관련있어요'라고 하셨으니 연꽃이겠지.

이미지를 찾을 수가 없어서 산라쿠의 다른 후스마 사진으로 대체한다. 모란이겠지?

 

 

 

 

공간을 문(후스마)들로 나누고 장식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서 문들에 그림을 그리는 걸 후스마에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옛날에는 특별한 일이 있는 날 화가를 불러서 즉흥적으로 후스마나 벽처럼 실내공간 어딘가에 그림을 그리도록 하는 행사가 있었다고 한다. 김명국에 대한 일화에서, 김명국이 어떤 일본인에게 벽에 그림을 그려달라고 초대를 받았다. 술에 취한 김명국이 금가루(를 갠 물)을 입에 넣고 벽에 뿜자 일본인이 놀라서 김명국을 죽이려고 했다. 그러자 김명국이 금가루가 튄 자리에 먹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금박이나 은박 위에 채색하는 예를 병풍을 통해서 본 적은 있는데, 후스마에를 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데군데 보니까 그림이 그려져있던 부분들이 색이 다 바란 것 같던데...안타까웠다.